
작년 8월, 생에 첫 빔프로젝터를 구매했다가 한 달간 몇차례 불량 교환과 씨름하다 결국 환불 처리를 받은 후로 거의 1년(11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덕에 그때 같이 구매하여 방 천장에 설치해놓은 빔프로젝터용 롤스크린은 한 번도 펼쳐지지 못하고 돌돌 말린 채로 11개월 동안 웅크리고 있었죠.

그리고 얼마 전 낮잠을 자던 중 비몽사몽간에 어디선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용하지도 않을 거면서 뭣하러 나를 매달아놓은 거야!”
눈을 떠보니 천장에 매달린 롤스크린 양쪽에서 루피의 고무고무 주먹처럼 길게 뻗어 나온 두 손이 내 목을 조르고 있었습니다.
전 화들짝 놀라 두 팔을 허우적대며 깨어났고
바로 그날, 무엇엔가 홀린 듯 순식간에 결재가..는 아니고 한 이틀 고민하다가 구매했어요.

이 제품은 11개월 전 환불받은 후 다시 다른 제품으로 구매하려고 할 때 골라놓았던 건데 그 사이 구매 욕구가 흐지부지되어 시간은 흘러버렸습니다.
그 기간 동안 비슷한 가격대에서 딱히 더 마음에 드는 제품이 나오지도 않았고 마침 가격이 당시보다 10만 원이 다운되어 있어서 별 고민 없이 구매하였습니다.(담 달 카드 결제일에 고민이 심해질 거라는 건 국룰)

구글 크롬캐스트도 같이 구매했어요. 자체 OS가 빈약해서 저처럼 OTT 시청이 주 목적이시면 이건 거의 필수라고 보시면 되기에 예산에 같이 잡으시는 게 좋습니다.(증정 이벤트도 가끔 하던데 그때를 노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빔프로젝터는 이동할 때마다 투사 화면을 바로 맞추기 위해 수직 수평 키스톤 세팅을 해주어야 해서 좀 불편하죠.
뷰소닉 M2e 빔프로젝터 자체 디자인은 깔끔하고 좋으나 크롬캐스트가 달리고 그 전원까지 꼽아야 해서 총체적인 미관은 별로입니다.

FHD라 화질은 그럭저럭 볼만한 편입니다만 예민하신 분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겁니다.
FHD TV를 생각하시면 아마 실망하실 거예요. TV를 따라갈 순 없습니다.
그냥 빔프로젝터의 감성을 느끼기에 괜찮은 수준입니다.
밝기가 1,000Led 루멘 이라고 하는데 그냥 암막은 충분해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밤에만 보시거나 암막이 가능하다면 추천할만 합니다.
투사 거리에 따라 100인치까지 확대가 가능한데 저는 80인치로 맞춰 보고 있어요.
구매 후 디즈니 플러스에서 마블 히어로 영화들을 몇 편 봤는데 역시 큰 화면이 좋네요.

저는 오른쪽 측면에 놓고 투사를 하기 때문에 수평과 코너 키스톤 기능이 꼭 필요한 것도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코너 키스톤을 조정해도 모서리 화질 압축으로 인한 화질저하가 있긴 하지만 거슬릴정도로 크지 않아서 좋아요.(기존 환불제품은 심했음)
설정에 들어가시면 키스톤, 화면, 사운드, 화질, 색상, 초점 관련 등 여러 가지가 설정 사항들이 있는데 딱히 키스톤 이외에 기본값을 벗어나서 만질만한 설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 수동초점 설정도 자주 하게 되는 편이네요.
무선 마우스를 사용해 봤는데 스크롤이 안되더라고요. 이건 원래 그런 건지 저의 마우스 문제인지 확인 요청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전 마우스를 안쓰니 상관은 없어서요.

스마트폰 미러링은 부드럽게 잘 되는 편이지만 화질은 다소 떨어집니다.
스마트폰 화질 따라가긴 힘들죠. 그냥 큰 화면으로 본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작은 글자들은 확대되면서 찌그러지는 현상이 있기에 읽기가 불편합니다.(가로 화면을 이용하시면 괜찮습니다.)
요 미러링 기능도 생각보다 많이 쓰게 되더라고요.

구글 TV에서 여러 OTT 앱들을 사용할 수 있어서 크롬캐스트는 필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를 포함해 대부분 OTT 플랫폼을 여기저기 필요할 때마다 옮겨 다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죠.
다만 빔프로젝터 리모컨과 크롬캐스트 리모컨을 번갈아 사용해야 하기에 불편함이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4K 불멍 영상을 재생해 보았는데 기기에서 4K 화질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느껴볼 순 없습니다만 불멍 때리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구글TV에서 제공하는 많은 고화질 배경사진을 이용해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도 가능합니다..만
켜놓고 자는 것도 아니고 낮에는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집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어요.
캠핑장에서 밤에 분위기 내는 데는 괜찮아 보입니다. (2분정도마다 자동으로 바뀝니다.)
이제 뷰소닉 M2e 빔프로젝터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60인치까지의 크기로 영상을 감상하시려면 TV가 나은 것 같아요. TV가 더 싸고 더 화질 좋고 더 편리합니다.
다만 TV는 이동이 불편하고 장소가 좁아 TV의 검은 화면이 답답하고 싫으신 분들은.. 그래도 TV가 나은 거 같아요.
2. 밤에만 시청하시거나 낮에 암막이 구비된 상태로 80~100인치로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로 70만 원(구글 크롬캐스트 포함) 이하 제품을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것 같아요.
3. 제가 게임을 안해서 잘 모르긴 하지만 주사율이 60hz라서 게임용을 메인으로 하기엔 별로이지 않을까 합니다.
4. 내장 배터리가 없으므로 캠핑용으로는 굳이 이 제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크기도 그렇고 캠핑용만으론 별로입니다.(휴대용 가방은 들어있습니다.)
가정용으로 사용하시다가 간혹 캠핑에도 들고나가는 건 괜찮은 것 같아요.(캠핑용을 하나 더 사기보단)
5. 하만카돈 내장 스피커 성능이 쓸만합니다만 홍보에서처럼 크게 강조 한 만큼 훌륭한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좀 스케일 있거나 스릴 있는 영화를 볼 때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따로 연결해서 쓰고 있습니다.
6. 가정용 빔프로젝터는 미니멈 100만 원 이상은 되어야 만족할 만한 화질과 성능을 낼 것 같습니다.
7. 빔프로젝터 입문용으로 좋은 제품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빔프로젝터에 입문용이라는 말이 좀 안 어울리는 거 같아요. 여유가 있으시다면 처음부터 더 고가의 좋은 제품을 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8. 저는 지난번 환불했던 타사 제품에 비하면 대체적으로 만족 중인데 한 10만 원 더 다운된 가격(499,000원)이면 정말 만족했을 것 같아요. 499,000원 이벤트도 한 것으로 아는데 그걸 놓친 게 아깝네요.
추세를 보니 이벤트식으로 몇번 진행 하다가 결국 조만간 499,000원으로 가격다운이 될것같긴 합니다.
9. 전체적으로 봤을때 뷰소닉은 이번 제품 경험을 통해 저에겐 꽤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획득했습니다.

이상, 요즘 찾아보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내 돈 내산 직접 구매/사용 리뷰 혹은 느낌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구매 전에 이 제품에 대해 알아볼 때 찾아본 거의 모든 리뷰 영상들이 협찬 광고 홍보영상들이라 좀 놀라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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