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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리만 더 커졌다 -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퀀텀매니아(2023)’

애플시드 2023. 4. 25. 15:37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슈퍼히어로 파트너인 '스캇 랭'(폴 러드)과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 호프의 부모 '재닛 반 다인'(미셸 파이퍼)과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 그리고 스캇의 딸 '캐시 랭'(캐서린 뉴튼)까지 미지의 ‘양자 영역’ 세계 속에 빠져버린 ‘앤트맨 패밀리’.  그 곳에서 새로운 존재들과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을 만나며,그 누구도 예상 못 한 모든 것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2023년 첫 번째 마블 블록버스터2월, 무한한 우주의 정복자가 깨어난다!
평점
6.3 (2023.02.15 개봉)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마이클 더글라스, 미셸 파이퍼, 조나단 메이저스, 캐서린 뉴튼, 윌리엄 잭슨 하퍼,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 랜달 파크, 케이티 M. 오브라이언, 제이미 앤드류 커틀러, 로스 멀런
”언제든 더 커질수 있다.“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

원자보다도 작은 양자의 세상 속에서 시리즈 중 가장 크게 변신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너무 역설적이긴 합니다.
애초에 ‘양자’ 와 ‘멀티버스’를 플랫폼으로 삼았을 때부터 마블의 삽질은 예견된 일이었죠.
둘 다 논리는 버려두고라도 상상으로도 풀어내기 벅찬 너무 많은 모순을 품고 있는 분야이기에 스토리의 개연성을 구축할 수가 없는 운영채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개연성을 씹어 먹을 정도의 비주얼 측면의 상상의 참신함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그 상상력은 매우 매우 진부했습니다.
그냥 말이 양자 세계라고 하니까 양자 세계구나 한 거지 양자 세계라는 걸 느낄 수 있을만한 요소는 그나마 빌런 ‘정복자 캉’의 부하 ‘모독’밖에는 없었습니다.(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모독은 ‘대런’과 ‘모독’ 이라는 양자 상태로 존재함)
그냥 그동안 봐왔던 여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늘 다루는 것들 이상의 것을 기대한다면실망은 언제든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개봉일을 기다리며 극장 예매를 서두르던 마블 영화들에 대한 관심은 이제 OTT 서비스에 릴리즈 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는 정도로 바뀌었고 이대로 시간이 더 흐르면 아마도 유튜브 리뷰만으로 만족하게 될 여지가 충분해 보입니다.  

이미 저의 마음은 마블의 다음 개봉작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보다 같은 시기에 개봉할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에 관심이 더 쏠려 있습니다.

아무래도 마블의 계속된 세계관의 확장이 필연적인 노잼리스크를 스스로 짊어지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퀀텀매니아는 그에 따른 부작용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관객이 마블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담으려는 시도는 결국 몸만 더 커진 스콧(앤트맨)을 만들어냈고 그 거대해진 몸집을 채운 대부분이 버블임이 드러났습니다.
대가리만 커진 ‘모독’이 마치 이 영화의 전체를비유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농담이 아니라 모독이야 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핵심이자 히어로 였습니다.

마블의 세계관은 이제 양자와 멀티버스라는 무한대의 영역으로 확대되었기에 계속된 삽질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무한대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설정의 끝은 어떤 결론에도 도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너무 자만한 것이죠.
결국 그 끝은 자멸로 끝날 것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마도 후대에 마블 영화는 역대 최대 제작비를 쏟아부은 SF 블랙코미디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P.S : 극중 가장 의미있는 캐릭터이자 거의 유일하게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장렬하게 전사한 ‘대런’ 혹은 ‘모독(모두를 살살하기 위한 독립 유기체)’을 추모하며.

‘대런’이자 ‘모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