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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The shallows, 2010)' - 당신은 점점 멍청해 진다

애플시드 2025. 3. 24. 15:49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모국어인 한글 번역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난독증 수준의 독해 능력 선보이는 내 모습에 좌절감이 치솟는다.

뇌는 일찌감치 이해력의 과부하에 걸려버렸고, 많은 학자들의 전문적 용어가 난무하는 인용문들에 대 여섯 번은 책을 집어던질 뻔...

그런데,

그런 나의 분열적인 행태가 이 책에서 말하는 인터넷 IT 기기를 물고 빠는 유저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산만함과 집중력 결여 현상인지
아니면, 그냥 순수한 오리지널리티가 감싸고 있는 내 지능의 저급함에 관한 결과인지 헷갈린다.

”정말로 인터넷은 우리를 바보로 만들고 있을까?“

책을 통해 인터넷에 적응하는 현대인의 뇌 구조가 그 가소성으로 인해 이전의 종이 문서에 적응했던 때와는 크게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 환경으로 인해 ‘기억력’과 ‘깊은 생각’ 그리고, 지루한 집중력은 바깥으로 밀어내고
대신 '현란한 멀티태스킹'과 '빠른 정보 검색 능력'을 취하는 쌔끈한 뇌 구조를 가지게 되는 것이
'나쁜 것일까?'
하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저자의 세계관에 비추어 봤을 때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아마도 휴머니즘의 손실을 넘어 상실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된 지 수년이 지난 지금 '비 인간적'의 끝판왕으로 여겨왔던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4차 산업의 시대에
급속도로 가속화되며 속옷처럼 우리 곁에 달라붙는 친환경 사물인터넷 구조는
'스마트함'과 '휴머니즘'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고 있다.

진화의 관점에서 인간다움의 정의는 시대와 기술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아니, 변해야만 한다.

영화 '루시(LUCY, 2014)' 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2014)'의 주인공들처럼 모든 기술을 흡수하며 궁극적으로 '기술 그 자체' 가 되는 것이 최고의 인간상 일 것이다.

물론 난 그것에 찬성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낙오자의 억지에 불과하다고 말할지라도 나는 이 책에서 '미래의 맹목적 기술의 신뢰'에 유감과 우려를 표하는 몇몇 학자들이나
혹은 이 책의 저자가 가지고 있는 어찌 보면 예스러운 지적 윤리에 입각한 인간다움의 개념을 지지한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내가 전적으로 창조론적 관점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