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파산법칙 - 영화 ‘마진콜(2011)’
- 평점
- 7.6 (2013.01.03 개봉)
- 감독
- J.C. 챈더
- 출연
- 케빈 스페이시, 데미 무어, 사이먼 베이커, 스탠리 투치, 제레미 아이언스, 재커리 퀸토, 폴 베타니, 펜 바드글리, 매리 맥도넬, 아시프 맨드비, 애슐리 윌리엄스, 수잔 블랙웰
‘빅쇼트(2015)’나 ‘인사이드잡(2010)’ ‘마진콜(2011)’같은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영화의 망령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인 2023년에도 전 세계에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때 일어났던 일이 오늘날 또 똑같이 일어나려고 한다는 것은 최근 뉴스들만 봐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고(뉴스에까지 나올 정도면 이미 시작됐다는 이야기다) 이번엔 온갖 글로벌 악재가 겹친데다가 유례없을 정도의 무리한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부작용까지 더해 시기의 문제일 뿐 더 크고 더 거대하게 터질 것도 자명해 보인다.
생각해 보면 이러한 커다란 금융위기가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부실한 금융 시스템 탓도 권력에 미친 정치인 탓도 아니다.
그저 극소수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탐욕스러운 인간 대(vs) 탐욕스러운 인간의 제로섬 게임일 뿐이다.
탐욕지수는 같지만 지능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싸우면 결국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이기게 돼있다.
반복되는 금융위기로 형성된 저지능 집단의 탐욕 초기화는 이내 다시 판 만 깔아주면 순식간에 광기 위에 올라타 거대한 거품을 만들어낸다.
이번에도 여전히 극소수의 누군가가 모든 부를 쓸어가고 대다수는 삶의 질에 급진적인 하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오호. 난 그저 무대만 마련했을 뿐이야.”
<영화 데블스에드버킷>에서 알파치노(사탄)의 대사

‘빅쇼트’와 ‘인사이드잡’이 어떻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설명이라면, ‘마진콜’은 어떻게 이런 일들이 대다수의 피해를 극소수의 이익으로 환산해 처리되는가를 보여준다. 따라서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셋 다 봐야 한다.
모든 걸 알고 계획하는 초 엘리트 집단이 있다는 음모론적 뉘앙스는 차치하고 이 세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시사하는 공통점은 이렇다.
이런 일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일어나며 절대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복적인 금융위기는 인문학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경제 법칙이다.
또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정부가 사전에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지만 하지 않는다는 것도 포함된다. 그저 뒷수습을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할 뿐이다.
대다수는 그저 직접적인 피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회에 미치는 파장으로 인한 간접적 피해만 받는 것으로 상대적 위로를 받아야 할 것이다.
“1637년,1797, 1819, 1837, 1857, 1884, 1901, 1907,
1929, 1937, 1974, 1987년엔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데
1992, 1997, 2000년도 마찬가지야. 계속 반복되는 거야.
우리도 어쩔 수가 없어.
자네나 내가 통제하거나 멈추거나 할 수 없어.
아주 조금도 바꿀 수 없지.
그냥 대응할 뿐이야.
제대로 하면 대박 나는 거고 제대로 못하면 망하는 거지.
승자와 패자의 비율은 언제나 같은 법이야.
세상엔 행복한 부자와 불행한 가난뱅이가 있지.
물론 세계 인구 수가 많이 늘긴 했지만
비율은 절대로 안 변해.”
<영화 마진콜>
